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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찍(악기)

last modified: 2015-01-10 01:49:57 Contributors


서양의 타악기. 채찍소리를 모방해 만든 악기로, 대개 얇은 나무판자 한 쌍을 마주쳐 소리를 낸다. 판자를 따로 만들어 양손에 잡고 치도록 한 악기도 있고, 머신 캐스터네츠처럼 두 판자를 스프링으로 연결해 놓아 치면 탄성으로 되돌아오도록 설계한 것도 있다. 영어권에서는 주로 전자를 윕, 후자를 슬랩스틱으로 불러 양자를 구별하기도 한다.

어느 악기던 양손에 들고 쳐야 하기 때문에 빠른 음형이 연속되는 연주에는 적합하지 않고, 대개 단타로 세게 쳐서 주의를 환기시키는 역할로 많이 쓴다. 라벨이 관현악 편곡한 무소륵스키의 전람회의 그림 중 '난장이' 후반부나 라벨 자신의 피아노 협주곡 1악장 첫머리가 이런 용도로 채찍을 쓴 대표적인 사례.

특정한 풍경을 묘사하는 표제음악 쪽에서는 실제 채찍의 의음 효과를 내는 용도로도 쓰이는데, 르로이 앤더슨의 대중적인 소품 '썰매타기' 에서 말채찍 소리를 이 악기로 내는 것을 볼 수 있다. 비슷한 의도로 요제프 슈트라우스의 빠른 폴카인 '기수 폴카' 에서도 마찬가지로 말채찍 소리를 내기 위해 사용하고 있다.

비슷한 소리의 한국 전통 타악기로 종묘제례악이나 문묘제례악 등 궁중음악에서 곡의 시작과 끝을 알리거나 흐름을 조정하는 지휘자 역할을 하는 도 있다. 하지만 단순히 나무판자 두 개만으로 구성되는 채찍과 달리, 박은 여러 겹의 박달나무 판자들을 끈에 꿰어 낚아채듯이 단숨에 치기 때문에 좀 더 날카롭고 찢어지는 듯한 파열음으로 크게 구별된다. 윤이상이 이 점에 착안해 자신의 관현악곡 '예악' 의 타악 파트에 박과 채찍을 같이 편성했고, 이후 다른 작품들에도 도입했다.

...그리고 타악기로 치기는 좀 그렇지만, 게이 포르노 비디오에서 주로 엉덩이를 맞거나 치면서 찰진 소리를 내는게 흔히 채찍소리라는 관용어로 설명된다. 엉덩이 드럼이라는 용어도 일본에서 쓰는 것 같지만, 아무리 들어도 채찍소리 그 이상의 적절한 단어를 찾을 수 없는 듯.